끄적끄적3: 청춘의 독서 (1~4챕터) 본문
#1 책 소개
유시민 작가가 딸에게 선물하기 위해 쓴 책이라는 서론의 내 용답 게 젊은 유시민이 읽었던 고전 책들을 중년의 유시민의 입장에서 다시금 풀어내며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글이다.
내가 지금 이곳에 끄적이고 있는 이 글들이 굉장하게 발전한다면 이 책과 같은 형태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책 내용
이미 작가에 의해 책을 압축해낸 내용이기에 모든 내용을 옮겨 적을만 하나, 나는 각 책에 대한 글이 아니라 '청춘의 독서'라는 책에 대한 소감을 정리하는 것이기에 챕터별로 나에게 강하게 다가온 내용들에 대해 주관적인 의견과 연상되는 수많은 생각들을 짤막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선한 목적을 위해 악한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어떠한가?
-젊은 시절의 유시민에겐 이 책이 '유독한 향기'를 내뿜는 아름다운 꽃이었다고 한다. 이 책과 처음으로 대면한 '날카로운 첫 키스'는 그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았고, 그 강렬한 자극에 취했다고 한다. 그러나 32년이 지난 이후 다시금 꺼내 든 이 책은 유시민에게는 이제 견딜만한 자극이 되었다.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나 사상이 변한 것이 아니라 읽는 독자의 성숙과 성장이 그런 반응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을까? 너무나 강렬하고 자극적이었던 어린 시절의 경험들은 지금 와서 다시 마주친다 하여도 이전과 같지는 못하다. 오징어 게임에서 캐릭터들이 맞닥뜨린 게임들은 어린 시절 우리가 너무나 즐겁게 향유했던 놀이지만, 단순히 재미로 여긴다면 그것들은 핸드폰의 작은 애플리케이션 하나만도 못하다. 강렬한 자극들과 세계관을 뒤흔드는 경험들은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그것은 내 안 어딘가에서 나를 구성하고 있다.
-잠시 다른 길로 가보자면, 특수한 분야의 전문가의 의사결정을 흉내내는 AI의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들은 우리가 경험하고 쌓아온 지식들을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까? 제아무리 수천억에서 수조에 가까운 파라미터들을 집어넣는다 하여도 인간이 수십 년간 자라면서 경험해 온 모든 것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책의 내용을 전개하는 수많은 단어들 중 '지적 암흑 시대'라는 단어가 나온다. 이 단어는 1960년대 군부 독재 시절 국민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몰아가기 위한 정부의 사상 탄압을 표현한 단어이다. 이 당시에 정부는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일명 '빨갱이'라는 단어를 통해 정부에 반하는 모든 언론 및 사상들을 배척하기에 힘쓴다. 나라를 하나로 모으고 발전을 위해 힘쓰기 위해 뜻을 하나로 모은다는 그 목적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수단은 민중에 대한 사상 탄압과 '지적 암흑시대'의 사회적 구현이었다. (죄와 벌의 '선한 목적을 위해 악한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로 적용해 볼 수 있는 시대였다.)
-현대의 내게는 언론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가 당연스레 주어져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축복받은 시대에 살면서도 스스로를 생각하지 않도록 만드는 '자발적 지적 암흑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많은 생각을 하기 싫어하며 단순하게 오늘과 내일의 작은 쾌락만이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이다. 작은 행복들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확실한 가치이지만, 그것은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회복의 개념이다. 그 회복에 중독되어 더 이상 성장하지도, 사고하지도 않는 인간은 가축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 카를 마르크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 선언』
-내가 어릴적만 해도 공산주의는 절대로 피해야 하는 무언가 모를 악에 가까운 느낌으로 교육되었다. 하지만 자라나서 제대로 읽게 된 공산주의의 사상은 너무나 온전하고 필요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내용들을 책에 인용된 공산당 선언문의 처방으로 설명하자면, '토지 국유화, 금융기관, 운송 수단 국유화, 고율의 누진세, 상속권 폐지, 농업과 공업의 결합, 도시와 농촌 차이 해소'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미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책들이며, 우리나라의 수많은 선거 공략에도 조금 완화된 표현과 방식으로 등장하여 실제로 사회에 녹아들어 순환되고 있는 개념과 사상들이다.
-오늘날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은 자본주의에 적대적인 사상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라는 사회체제의 단점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가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완벽한 이론은 절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고 그곳에 뛰어들어 직접 참여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 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누구나 그 내용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읽은 이는 거의 없는 위대한 고전' 가운데 하나인 인구론.
-인구론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라고 한다. 맬서스는 전염병, 전쟁, 기근 등의 수많은 방식들로 인구는 억제된다고 주장했고, 이 주장은 당시까지로는 역사적으로 일어난 모든 사실들과 부합하는 적확한 사실에 가까웠다. 맬서스는 굉장히 비정하고 냉정한 기준으로 인구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했고, 이는 오늘날의 우리가 듣기에도 비인간적이고 몰지각한 형태이며, 당대에는 거의 악이라 평가받을만했다. 하지만 과연 그는 비관적이기만 한 사람이었을까?
-책의 작가가 좀 더 다듬은 인구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며 1인당 에너지 사용량과 폐기물 배출량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지구 행성의 온실가스 처리 능력과 생테계 재생 능력은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현대 시대까지 이어진 인구론은 지구라는 행성 차제를 위협할 만한 단계에서 다뤄지고 있다.
-식량과 에너지의 문제 뿐 아니라 희소한 가치를 가지는 수많은 재화들 또한 인구의 증가량에 맞춰서 공급될 수 없도록 존재하거나 설계되었다. 그런 재화를 나누는 인간 한 명 한 명은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애틋한 존재지만 65억이라는 숫자에서 1명이라는 인구수는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가? 통계상의 '1명'으로 살아가지 않기 위한 발버둥을 멈추지 말자. - 알렉산드로 푸시킨, 『대위의 딸』
- 맹자, 『맹자』
- 최인훈, 『광장』
#3 책 소감
소감글을 쓰다 보니 누군가의 책에 대한 소감을 읽고 다시금 정리하는 이중 소감문이라는 점이 또 즐겁다.
짧고 재치있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아닌 길고 무겁지만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포스팅을 읽은 느낌이다.
읽어본 책도 있고, 대충 줄거리만 아는 책도 있고, 정말 이름만 아는 책도 있는데 세 종류의 모든 책들을 다시금, 제대로, 처음으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4 챕터까지만 쓰고 이제 나는 저녁을 만들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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